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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팀이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3 월즈 결승 이후 8개월 만의 재회이며, 양 팀 모두에게 깊은 서사가 깃든 리벤지 매치입니다. 작년 월즈 결승에서 통한의 준우승을 경험한 BLG 입장에서도, 2년 연속 MSI에서 BLG에 밀려 탈락의 아픔을 겪은 T1 입장에서도 이 대결은 결코 피할 수 없는 한 판입니다.

양 팀 모두 작년과 비교해 로스터에 단 한 명의 변화가 있었을 뿐입니다. T1은 탑 라이너 제우스 대신 도란이, BLG는 정글러 쉰 대신 베이촨이 합류했습니다. 구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이 변화가 경기 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볼 만한 요소입니다.

BLG와 T1은 2023 MSI를 시작으로 국제전에서 꾸준히 마주쳐왔습니다. 2025 FST를 제외하면, 두 팀은 모든 국제 대회에서 최소 한 번 이상 맞붙었으며, 2024 MSI와 2024 월즈에서는 무려 두 차례씩 대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적은 흥미롭게도 대회 성격에 따라 갈렸습니다. MSI에서는 BLG가 3전 전승을 거두었고, 반대로 월즈와 EWC에서는 T1이 4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1라운드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는 BLG가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BLG는 MKOI를 상대로 한 세트를 내주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경기를 안정적으로 수습하며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반면 T1은 CFO와의 경기에서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될 정도로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팀 단위의 운영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노출되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는 장면들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T1은 늘 그렇듯, 경기력의 고점이 굉장히 높고 변곡점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팀입니다. 월즈에서 보여준 그 고점을 이날 경기에서 재현할 수 있다면, BLG와 충분히 대등한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번 경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가 결국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특히 탑 라인의 도란과 빈의 맞대결은 이 경기에서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도란은 국제전에서 빈과 마주할 때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일명 '공빈증(恐彬症)'이라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도란은 T1 내에서도 가장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사실상 1옵션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반면 빈은 직전 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도란 입장에서는 지금의 좋은 폼을 유지하며 오랜 악연을 끊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대회의 서사와 향후 대진 구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루 전 젠지가 3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두 팀 모두에게 다음 라운드에서도 강한 동기가 생겼습니다. T1은 젠지와의 끝나지 않은 라이벌 구도를 정리할 기회를, BLG는 작년 MSI 결승에서 젠지에게 패했던 기억을 되갚을 기회를 가지게 되는 셈입니다.

아울러, 이번 경기에서 T1이 승리할 경우 LCK는 MSI 결승 진출 팀을 확보하게 되며, 이에 따라 2025 월즈 4시드 진출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동시에 하위 브래킷에서 LPL 팀 간의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BLG는 T1과 같은 날 진행된 1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미드 라이너 나이트가 인터뷰에서 "CFO보다는 T1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맞붙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예상대로, 나이트의 바람은 현실이 되었고, 이제 두 팀은 또 한 번 국제 무대에서 격돌하게 됩니다.

이번 대결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복수와 서사, 지역의 자존심,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T1 1 플핸 가봅니다